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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사이트/에세이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by 책 너머 인사이트 2024. 8. 7.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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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주는 핵심 메시지

    신중히 책을 선정해서 여러 번 읽고, 그 속에서 변화된 나를 관찰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자. 


    독서를 하는 자세

    옳은 자세

    • 책의 수준이 아니라 독서의 질이 중요하다. 삶의 한 걸음 한 호흡마다 그러하듯, 독서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마땅하다.
    • 정신집중하며 독서를 한다.
    •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을 뜻한다. 특히 문학작품을 읽노라면 비단 몇몇 인물과 사건들만 알게 되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작가의 방식과 기질, 내면의 풍경, 나아가 작풍이나 예술적 기법, 사고와 언어의 리듬까지 접하게 된다.
    • 한 권의 책에 사로잡힐 때 작가를 알고 이해하기 시작해 그와 모종의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그 책은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 나이가 많건 적건 누구나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자기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 읽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책을 읽는 사람에게 책들은 자신을 활짝 열어 온전히 그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가 읽는 것은 흘러가거나 소실되지 않고, 그의 곁에 남고 그의 일부가 되어, 깊은 우정만이 줄 수 있는 기쁨과 위로를 전해준다.
    • 정해진 길은 없으니 각자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읽어야 한다.

    옳지 않은 자세

    • 자신과 자신의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는다.
    • 정신을 풀어놓으려고 책을 읽는다.
    • 끌리지는 않지만 필독서, 베스트셀러 등을 읽는다.

    세 유형의 독자

    세 종류의 독자가 있다. 하지만 독자를 세 유형 중 어느 한 부류로 반드시 분류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오늘은 둘째, 내일은 셋째, 모레는 첫째 유형에 속할 수 있다.

    순진한 독자

    음식 먹듯이 책을 대하는 독자. 독자가 책과 맺는 관계는 동등한 개체 대 개체가 아닌, 말과 여물통, 아니 말과 마부의 관계와도 같은 수준의 독자이다. 책은 이끌고 독자는 따라간다. 독자는 책의 소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객관적 실제로 받아들인다. 순진한 독자는 책과의 관계에 있어서 독자적인 개인, 온전한 자기 자신이라 할 수 없다.

    짐승의 자취를 더듬듯 작가를 추적하는 독자

    이 유형의 독자는 어떤 책이 지닌 가장 중요하고 독특한 가치를 꼽을 때 책의 소재나 형식 따위는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이 무엇이든 열가지, 백 가지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듯이, 이 독자들도 그렇다. 어떤 작가나 철학자의 저자를 읽는 다면, 그가 여러 가지 해석과 평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마부를 따르는 말이 아니라 마치 사냥꾼이 짐승의 자취를 더듬듯 작가를 추적한다.

    독서하지 않는 독자 (깨달은 자)

    언뜻보면 ‘훌륭한’ 독자와 정반대의 모습을 가지는 독자이다. 무엇을 읽든 완전히 자유로운 태도로 대한다. 이 독자는 모든 것과 더불어 유희하는데, 어떤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과 더불어 유희하는 것이야말로 더없이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라 볼 수 있다.

    책에 나온 멋진 구절이나 지혜와 진실이 담긴 말을 보면 시험 삼아 한전쯤 뒤집어본다. 모든 진리는 역도 참임을 이미 터득한 사람으로, 모든 활자 속에서 원하는 것을 읽어낼 줄 안다. 상상력과 연상능력이 최고조인 사람으로, 더 이상 독서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다. 이 독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읽지 않는다. 온 세계가 자기 내면에 들어와 있는데 무엇 때문에 책을 읽겠는가. 이 독자 단계에 있을 때 독자이기를 멈추고 문학도 예술도 세계사도 해체되고 오직 당신 자신으로서 존재한다. 

    책의 마력

    어떤 사상가의 어떤 책, 어떤 시인의 어떤 시라도, 거듭하여 읽을 때마다 늘 새롭게 다가오고 다르게 이해되며 색다른 울림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책의 소재

    문학작품의 소재 자체는 결코 가치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가장 멋들어진 소재를 사용하고도 형편없는 문학이 나올 수도 있고, 너무나 사소한 걸로도 대작이 나올 수 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소재로 책을 판단하지 말자.

    책과의 교제

    책 속에 담긴 모든 시대 작가들의 사고와 본질은 결코 죽은 것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유기적인 세계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다. 그럴 때야 비로소 책은 그 내면의 아름다움과 힘을 활짝 열어 보여준다.

     

    어떤 책을 처음 읽으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으면 얼마쯤 지난 후에 꼭 다시 읽어라. 두번 째 읽을 때 비로소 그 책의 진수를 발견하게 되고,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던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글 고유의 힘과 아름다움이라 할 내면의 가치가 모습을 드러낸다.

     

    독서는 우리가 애정을 기울여 몰두할수록 점점 더 깊어지고 오래간다. 책을 대할 때는 친구나 연인을 대할 때처럼 각각의 고유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의 본성에 맞지 않는 다른 어떤 것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책을 받아들이기 좋은 시간에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읽어야 한다. 


    책을 읽고 나서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모두 명작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세계 또한 무한하다. 

    일례로 데미안과 싯다르타에서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 

     

    전작인 데미안에서는 아브락사스라는 선과 악을 아우르는 신을 언급하며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며,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싯다르타에서는 모든 경험과 존재가 하나로 통합되며 궁극적인 조화를 이뤄야지 깨달음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데미안과 싯다르타를 읽고 헤르만 헤세는 생각이 유연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보통은 성공한 전작에서 모티브를 얻어 후작을 만들 텐데.

    그가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헤르만 헤세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헤세가 얼마나 독서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경건하게 책을 대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독서는 습관이다'라고 외치며 늘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나를 반성했다. 

    늘 바쁜 일상에서 틈틈이 책을 읽어왔는데, 내가 경건한 마음으로 했던 독서가 언제였지? 아니, 그런 순간이 있기는 있었나?

     

    헤세가 책과 어떻게 교감했는지, 책을, 특히 자신과 교감한 책을 어떻게 대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나의 독서 자세는 어떤가 자문하면서 반성도 하게 되었다. 

     

    이제, 헤세의 말대로 신중히 책을 선정해서 여러 번 읽고, 그 속에서 변화된 나를 관찰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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