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등장인물
메다르도 자작의 악한 반쪽
두 동강 나버린 메다르도의 오른쪽 악한 반쪽으로, 극도의 악을 보여주는 인물
메다르도 자작의 선한 반쪽
두 동강 나버린 메다르도의 왼쪽 선한 반쪽으로, 극도의 선을 보여주는 인물
파멜라
농부의 딸로 두 쪽의 메다르도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물
줄거리
젊은 메다르도 자작은 투르크인과의 종교 전쟁에 참전했다가 대포에 맞아 몸이 반쪽으로 나누어진다. 오른쪽만 남은 메다르도는 이제 반쪽, 즉 극단적인 악으로만 세상을 보고 이해하게 된다. 고향 마을로 돌아온 악한 반쪽은 아버지가 아끼는 새를 반쪽으로 내는 것을 시작으로, 버섯, 개구리 등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반쪽으로 낸다.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 조차 사형이라는 벌을 내린다. 이제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두려움을 느낀다.
악한 반쪽은 파멜라를 사랑하기로 하고 파멜라에게 구애를 펼쳤으나 거절당한다. 이때 파멜라 부모님은 파멜라를 악한 반쪽에 보내려고 했는데, 이에 파멜라는 부모님을 미워하며 숲으로 도망친다.
그러던 어느날, 메다르도 자작의 왼쪽, 즉 극도의 선을 지닌 선한 반쪽이 나타난다. 악한 반쪽이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놓으면, 선한 반쪽이 치료해 주는 등 두 자작은 계속해서 부딪힌다.
마을 사람들은 당연히 선한 반쪽을 반기고 악한 반쪽을 끌어내리고 선한 반쪽을 자작자리에 앉히려고 한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마을 사람들은 점점 선한 반쪽의 극도의 선을 감당하기 어려워하기 시작했다.
당시 문둥병 걸린 사람들은 병에 걸렸다는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희와 방탕한 생활을 즐겼는데, 선한 반쪽이 설교하는 바람에 유희를 즐길 수 없게 되자 문둥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절망 속에 빠져버렸다. 또한 선한 반쪽이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라고 강요하고 다니자 그의 출입을 막기위해 교대로 보초를 설 정도였다.
사람들은 이제 지나친 선행은 악행만큼, 아니 더 나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선한 반쪽 또한 파멜라를 사랑했지만 사랑했기에, 파멜라를 떠나 보낼 결심을 하고 파멜라 아버지에게 악한 반쪽과 파멜라와 결혼시킬 것을 부탁하고, 악한 반쪽은 파멜라의 어머니에게 파멜라에게 선한 반쪽과 결혼할 것을 종용하라고 말했다. 악한 반쪽은 어차피 선한 반쪽과 파멜라가 결혼하더라도 법률상으로 메다르도 자신과 결혼하는 셈일 테니 파멜라를 빼앗을 심산이었다.
어머니에게서는 선한 반쪽과, 아버지에게서는 악한 반쪽과 결혼하라는 말을 들은 파멜라는 선한 반쪽, 악한 반쪽 각각에게 자신들과 결혼할거라 말한다.
파멜라가 결혼할 거라는 소문이 퍼지자 어떤 사람은 선한 반쪽과 어떤 사람은 악한 반쪽과 결혼할 거라 말했다.
결혼식 당일 선한 반쪽이 먼저 도착해 파멜라와 식을 올리는 중에 악한 반쪽이 와서 파멜라는 자기 신부라 말했다.
이에 두 반쪽은 결투를 하게 되었다. 서로의 칼이 몸을 따라, 즉 반으로 갈릴 때 생긴 단면을 따라 내리쳤고, 정맥들이 다시 모두 터지게 되었다. 이에 두 동강이 난 반쪽 자작을 합치려고 고심하던 닥터 트레롤리는 뛸뜻이 기뻐하며 두 반쪽의 정맥들을 연결해 합치는 데 성공했다.
하나가 된 메다르도 자작은 이제 사악하지도 선하지 않은, 사악하면서도 선한 온전한 인간으로 돌아왔다.
감상평
이탈로 칼비노의 작중 인물들은 불완전한 모습을 많이 띠고 있다.
온전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내면은 한없이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오로지 선하다는 것, 어떤 이는 선함만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 부분을 칼비노는 콕 꼬집는다.
지나친 선은, 악만큼이나, 아니 악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인간은 악만으로, 선만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 악과 선이 잘 어우러졌을 때 불완전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